정다인 에디터 · 공식 자료를 확인하고 정리했습니다

병원비, 다 냈다고 끝이 아니다
한 해 동안 큰 수술이나 장기 치료로 병원비를 많이 쓴 적이 있다면, 그중 일부를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인부담상한제'라는 제도 때문인데, 문제는 이 돈이 자동으로 입금되지 않고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로 신청하지 않아 사라지는 돈의 규모가 해마다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본인부담상한제란 무엇인가
본인부담상한제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동안 한 사람이 병원과 약국에서 낸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모두 합산해, 개인별로 정해진 상한액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돌려주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매년 전년도 진료분에 대한 개인별 상한액 확정 작업을 마친 뒤, 지급 대상자에게 안내문(신청서 포함)을 발송한다. 2024년 진료분의 경우 8월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안내가 시작됐고, 공단 집계 기준으로 이때 지급된 환급액은 1인당 평균 약 131만 원, 대상자는 213만 명에 달했다.
신청하지 않아 사라지는 돈,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안내문을 받아도 신청을 하지 않거나, 이사·연락처 변경 등으로 안내문 자체를 받지 못해 환급금이 그대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SBS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미신청 환급금 규모는 다음과 같이 늘어났다.
| 연도(진료분 기준) | 미신청 환급금 규모 |
|---|---|
| 2021년 | 약 13억 원 |
| 2022년 | 약 17억 원 |
| 2024년 | 약 1,093억 원 |
| 2025년 | 약 1,718억 원 |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신청되지 않은 환급금은 누적 42만 4,727건, 금액으로는 3,617억 1,800만 원에 달한다. 이 중 378억 원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 받을 수 없게 된 돈이다. 환급금에는 신청 기한이 있어서, 공단 안내를 받은 뒤 일정 기간(3년) 안에 신청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지나 영구히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신청 방법과 미리 계좌를 등록해두는 법
환급 대상자인지는 다음 방법으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민원신청 메뉴의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항목에서 조회 및 신청
-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 본인 인증 후 환급금 조회·신청
- 고객센터 전화: 1577-1000
- 팩스·우편 접수 또는 공단 지사 방문
신청서를 낼 때는 진료받은 본인의 인적사항과, 환급금을 받을 본인 명의 계좌번호를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또한 공단 지사나 고객센터를 통해 본인 계좌를 미리 등록해두면, 다음에 환급 대상이 되었을 때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된 사실이다. 매년 안내문을 기다리기보다, 한 번 계좌를 등록해두는 쪽이 돈을 놓칠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모든 병원비가 합산되는 건 아니다
상한액 계산에 포함되는 금액과 제외되는 금액이 다르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합산 대상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이며, 같은 사람이 그해 이용한 모든 병원과 약국의 본인부담금을 통합해 계산한다. 반면 아래 항목은 상한액 합산에서 제외된다.
- 비급여 진료비(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검사·시술)
- 선별급여 일부 항목
- 전액본인부담 항목
- 임플란트
- 상급병실(2~3인실) 입원료 차액
- 추나요법
즉 실제로 지출한 병원비 총액이 상한액보다 훨씬 많더라도, 그 차액이 대부분 비급여 항목이었다면 법적인 환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병원비를 많이 썼다'는 체감과 '환급 대상 금액'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
본인부담상한제는 투자나 재테크 상품이 아니라, 이미 낸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중 법으로 정한 한도를 넘은 부분을 돌려받는 절차다. 자동으로 지급되지 않고, 안내문을 받아야 신청 절차가 시작되며, 신청 기한을 넘기면 소멸시효로 영구히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올해 병원비를 많이 쓴 해가 있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The건강보험' 앱, 또는 고객센터(1577-1000)를 통해 본인이 환급 대상인지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